달팽이
비가 주룩 주룩 내리던 날
비와 만나기 위해
장화을 신고
알록 달록 우산 하나 손에 쥐고
콧노래를 부르며 걷다 보면
어느새 내 옆에 있는 달팽이 한 마리
비가 주룩주룩 내려도
느릿느릿
목적지를 향해
묵묵히 전진한다
-애, 너는 어딜 그렇게 열심히 가니?
_응 내 고향으로 간단다
고향 가는 달팽이는
여전히 느릿느릿
비가 주룩주룩 ...
과연 고향에 갈 수 있을까
-이렇게 비가 많이 오는데, 정말 고향까지 갈 수 있겠니?
-내가 아무리 느려도 내 고향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걸!
언젠가는 도착 할거야
철벅철벅 한참을 뛰어놀다
집으로 돌아오는 길
나는 보았다
어느새 고향에 도착한 달팽이를 (무지갯 빛 나래펴고)